기회는 무조건 한 번씩 옵니다!-MiR 댄스 컴퍼니 정단원 합격 | 류인웅 무용수(한예종)
댄스플래너 모의 오디션을 통해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에 입단한 류인웅 무용수를 만나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 2022/23 시즌 정단원으로 입단 예정인 류인웅입니다.
댄플: 안녕하세요 인웅씨. 정단원 입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는 어떻게 입단하게 되셨나요?
- 2021년 4월에 댄스플래너 모의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처음 MiR 댄스 컴퍼니를 접하고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에 오디션 초대장을 받았는데, 그때는 제가 독일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서 거절했습니다. 이후에도 저에게 관심을 표현하시면서 계속 연락을 주셔서 올해 온라인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오디션 후 계약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댄플: 오디션은 언제 참여하셨나요?
- 온라인 오디션은 올해 3월에 참여했습니다.
댄플: 7월에 출국하셨으니까, 실제 오디션과 출국 사이에 텀이 길었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학기 중에 오디션을 보게 된 거라, 학교에서 공연 준비와 개인 연습을 병행하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댄플: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다고 들었어요. 결과를 기다리면서 마음이 어떠셨나요?
-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하고 오디션을 본 상황이 아니어서, 사실은 마음을 놓고 있었어요.
오디션을 보는 다른 무용수들도 있을 테니까 '일단은 한국에서 할 걸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합격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지냈습니다.
댄플: 오디션 준비 기간이 짧았나요?
- 네. 실제 오디션 4일 전에 오디션 제안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오디션을 위해 별도로 준비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학교에서 꾸준히 공연하고, 연습하던 것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쌓여서 무사히 오디션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댄플: 평소의 꾸준한 연습이 뒷받침되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네요~!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나요?
- 대학교에 합격한 것만큼의 기쁨은 아니었지만, 그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독일로 떠나는 것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되었어요.
생애 첫 무용단 오디션
댄플: 실제 오디션은 어땠나요?
- 오디션에서는 미리 보내주신 따라 하기 순서, 개인 솔로, 그리고 즉흥 (improvisation)을 보여드렸습니다. 저도 실제 무용단 오디션은 처음이었는데, 수업처럼 진행이 되었어요. 제가 움직이면 단장님께서 피드백을 주시고, 그 피드백을 적용하여 제가 다시 움직여보는 방식이었습니다.
단장님의 디렉션을 받고 나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 뒤 움직임을 보여드렸어요. 생각해 보면 제가 외국인이다 보니까 안무가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그렇게 진행하신 것 같아요.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굉장히 밝은 분위기로 진행을 하시더라고요.
MiR 댄스 컴퍼니 - 단장님 영상 (단장 님께서 안무하시고 직접 출연한 댄스 필름)
댄플: 단장님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소통해 보시면서 단장님이 어떤 분 같다고 느꼈나요?
- 단장 님께서 카리스마가 넘치셔서, 처음엔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움직임 스타일 같은 경우는 미니멀한 동작을 많이 하셨어요.
댄플: 편한 분위기이다 보니 더 기량을 잘 발휘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인웅 씨가 어필하고자 하는 장점이 무엇이었는지, 그 장점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성격 자체가 꾸미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요. '어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히려 남들 앞에 서면 좀 내려놓는 편이죠.
욕심을 내기보다는, 긴장감이나 부담감을 내려놓은 뒤 편안해지면 움직이기 시작하거든요. 그렇게 편안하게 움직여야 집중이 잘 되기도 하고요.
저의 움직임에 집중해서 몰입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2020' 모의 오디션 - 류인웅 솔로 | 독일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 무용단 과제 중에서... | 안무의 권리는 무용단에 있습니다
댄플: 제가 듣기로, 인웅 씨는 움직임이 굉장히 다양하고 몸을 잘 움직이는 열린 마음의 무용수라는 소문이 자자해요~! 평소 어떻게 훈련하시나요?
- 잠깐, 너무 창피한데요😅. 저는 저 스스로 잘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 주변에 너무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친구들을 보며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느껴요.
저는 보통 생각하는 훈련(트레이닝이나 신체 단련)은 많이 안 하는 편이고, 주변에 잘 하는 친구들의 움직임을 눈에 많이 담으려고 노력해요.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관찰해서 제 머리에 넣고, '어떻게 하면 내 몸으로 이렇게 움직일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 또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렸을 때 현대무용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런 방식으로 훈련했기에 지금은 훈련보다는 습관이 됐죠. 이처럼 누군가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입력해 두고, 그 장면을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해서 제 것으로 만들어보는 방법을 항상 사용합니다.
댄플: 인상 깊은 훈련법이네요! 무용단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많이 관찰하실 수 있을 테니, 훨씬 더 많이 성장하실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 입단을 준비하며...
댄플: 모의 오디션과 실제 오디션에서 두 차례 만나본 MiR 댄스 컴퍼니는 어떤 무용단으로 생각이 되셨나요?
- 오디션만으로는 어떤 무용단인지를 정의 내리기는 어렵고, 유튜브에 트레일러로 나와 있는 영상들이 있어서 많이 봤어요. 그걸 바탕으로 본 MiR 댄스 컴퍼니는 컨템포러리 베이스의 무용단이고, 독일에서 활동 중인 친구의 말에 따르면 굉장히 실험적인 무용단이라고 합니다.
예술감독님의 안무를 비롯해서 초청 안무가들의 작품도 올리며 시즌이 진행된다고 하는데, 여러 안무가들이 초청되다 보니까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댄플: 트레일러 영상을 보시면서 "이 작품은 꼭 해보고 싶다!" 하는 작품이 있던가요?
- <Adam & Eve, 아담과 이브>라는 작품이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무드가 굉장히 잘 깔려 있어서 꼭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어요.
댄플: 계약서도 받아보셨을 텐데, 계약 조건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우선 근무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중간에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어요.
직장이니까 보험도 되고, 급여도 현재 구한 집 월세를 내고,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라 급여 만족도는 좋습니다.
댄플: 구하신 집은 셰어하우스인가요?
-아니요, 투룸 자취방입니다. 겔젠기르헨이 지방이다 보니 집값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투룸까지는 커버가 되더라고요.
댄플: 비자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원래는 한국에 있는 독일 대사관에서 신청하려 했어요. 그런데, 비자 신청 일자를 받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독일에 일찍 와서 비자 신청을 해둔 상태이고, 발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은 임시 노동 허가서를 미리 받아두어서, 비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계속 체류하며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비자 신청만 해 두면 자동으로 비자가 계속 연장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늦게 나올 수도, 빨리 나올 수도 있지만 일단은 신청해 둬서 마음이 편해요.
댄플: 입단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지금은 독일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 며칠 전에 임시 숙소에서 앞으로 계속 머물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핸드폰 개통이나 은행 계좌 개설 등은 마쳤고, 이제 간단히 생활할 수 있는 정도로 만들어둔 상태고요, 다음 주부터는 계속 여행을 다닐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독일로 놀러 온다고 해서 이제 놀러 가려고요. 😎
댄플: 입단 후에는 정신없이 바빠질 테니, 미리 여행을 해두는 것도 좋겠네요!
입단 후 포부나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딱히 목표를 잡고 사는 편은 아니에요. 항상 춤을 좋아하는 만큼 즐기는 것이 제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그 이후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야 알 것 같아요. 군대를 일단 해결해야 하니까요.
댄플: 발레 무용수 분들은 외국 취업 후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는 분들도 종종 계시더라고요. 현대무용은 어떠한가요?
- 현대무용의 경우 해외 진출을 하셨다가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는 분이.. 제가 아는 선에서는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보통은 한국에 거주하면서 계속 도전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가 콩쿠르에서 눈에 띄는 무용수는 아니어서 도전은 계속 미뤄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군대 목적이 아니라 자기 계발의 목적으로 한 번쯤 나가볼 생각이 있습니다.
댄플: 사실 해외 무용단에 대해 망설이거나 막연함을 갖는 분들이 많아요. 인웅 씨는 어떻게 해외 무용단에 갈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옛날부터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고민이 많은 타입이라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와도 생각만 하다 시기를 놓친 적이 많아요.
사실 이번에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해외 무용단에 합격하면 한국에서 원래 하던 것들이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내려놓고 아예 모르는 타지로 가야 하잖아요. 대학교를 다니려고 처음 지방에서 서울로 혼자 자취하러 떠났을 때에도 마음이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나마 한국은 언어라도 되지, 독일은 말도 거의 안 통하는 곳이니까 처음 상경했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나면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망설이던 와중에 주변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용기를 얻어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댄플: 언어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인웅 씨는 꽤 오래전에 무용 영어도 수강하셨잖아요, 그때 경험에 대해서도 알려주시겠어요?
- 평소에도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모의 오디션 때 면접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때 댄스플래너에서 <무용 영어>를 추천해 주셔서 수업을 듣게 됐죠. 저희가 흔히 인터넷에서 접하는 회화보다는, 진짜 무용단에서 작업할 때 필요한 내용들을 알려주셨어요. 그런 부분이 무용단 생활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독일어는 아예 못해서, 번역기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독일어로 아침 인사, 저녁 인사가 따로 있다고 해서 인사말을 익혀 갔는데, 실제로 가 보니 Ciao~(챠오~)를 더 많이 쓰더라고요. 이렇게 피부로 접하며 배우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댄플: 인웅 씨 주변에도 해외무용단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분들께 응원의 메세지 또는 팁을 남겨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저나 제 주변 친구들이 서로 용기를 주며 응원하는 편은 아니고, 약간 위로보다는 채찍질을 하는 편이긴 한데요😅,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저는 본인이 원하는 무용단에 가지 못하는 상황은 있겠지만, 오디션에 아예 합격하지 못할 무용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기회는 누구에게나 한 번씩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 필요한 것은 망설이지 않고 무모하게 한 번 던져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걸 보고 계시는 분들께 용기 있게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친구들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하고요. 친구들이 그렇게 얘기해 준 덕분에 독일로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댄스플래너 모의 오디션을 통해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에 입단한 류인웅 무용수를 만나보았습니다.
댄플: 안녕하세요 인웅씨. 정단원 입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는 어떻게 입단하게 되셨나요?
- 2021년 4월에 댄스플래너 모의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처음 MiR 댄스 컴퍼니를 접하고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에 오디션 초대장을 받았는데, 그때는 제가 독일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돼서 거절했습니다. 이후에도 저에게 관심을 표현하시면서 계속 연락을 주셔서 올해 온라인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오디션 후 계약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댄플: 오디션은 언제 참여하셨나요?
- 온라인 오디션은 올해 3월에 참여했습니다.
댄플: 7월에 출국하셨으니까, 실제 오디션과 출국 사이에 텀이 길었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학기 중에 오디션을 보게 된 거라, 학교에서 공연 준비와 개인 연습을 병행하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댄플: 결과를 받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다고 들었어요. 결과를 기다리면서 마음이 어떠셨나요?
-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하고 오디션을 본 상황이 아니어서, 사실은 마음을 놓고 있었어요.
오디션을 보는 다른 무용수들도 있을 테니까 '일단은 한국에서 할 걸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합격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지냈습니다.
댄플: 오디션 준비 기간이 짧았나요?
- 네. 실제 오디션 4일 전에 오디션 제안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오디션을 위해 별도로 준비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학교에서 꾸준히 공연하고, 연습하던 것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쌓여서 무사히 오디션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댄플: 평소의 꾸준한 연습이 뒷받침되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네요~! 합격 소식을 받았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나요?
- 대학교에 합격한 것만큼의 기쁨은 아니었지만, 그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독일로 떠나는 것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되었어요.
댄플: 실제 오디션은 어땠나요?
- 오디션에서는 미리 보내주신 따라 하기 순서, 개인 솔로, 그리고 즉흥 (improvisation)을 보여드렸습니다. 저도 실제 무용단 오디션은 처음이었는데, 수업처럼 진행이 되었어요. 제가 움직이면 단장님께서 피드백을 주시고, 그 피드백을 적용하여 제가 다시 움직여보는 방식이었습니다.
단장님의 디렉션을 받고 나면,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진 뒤 움직임을 보여드렸어요. 생각해 보면 제가 외국인이다 보니까 안무가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그렇게 진행하신 것 같아요.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굉장히 밝은 분위기로 진행을 하시더라고요.
MiR 댄스 컴퍼니 - 단장님 영상 (단장 님께서 안무하시고 직접 출연한 댄스 필름)
댄플: 단장님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소통해 보시면서 단장님이 어떤 분 같다고 느꼈나요?
- 단장 님께서 카리스마가 넘치셔서, 처음엔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오디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움직임 스타일 같은 경우는 미니멀한 동작을 많이 하셨어요.
댄플: 편한 분위기이다 보니 더 기량을 잘 발휘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인웅 씨가 어필하고자 하는 장점이 무엇이었는지, 그 장점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성격 자체가 꾸미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요. '어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히려 남들 앞에 서면 좀 내려놓는 편이죠.
욕심을 내기보다는, 긴장감이나 부담감을 내려놓은 뒤 편안해지면 움직이기 시작하거든요. 그렇게 편안하게 움직여야 집중이 잘 되기도 하고요.
저의 움직임에 집중해서 몰입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2020' 모의 오디션 - 류인웅 솔로 | 독일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 무용단 과제 중에서... | 안무의 권리는 무용단에 있습니다
댄플: 제가 듣기로, 인웅 씨는 움직임이 굉장히 다양하고 몸을 잘 움직이는 열린 마음의 무용수라는 소문이 자자해요~! 평소 어떻게 훈련하시나요?
- 잠깐, 너무 창피한데요😅. 저는 저 스스로 잘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에요.
오히려 제 주변에 너무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친구들을 보며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느껴요.
저는 보통 생각하는 훈련(트레이닝이나 신체 단련)은 많이 안 하는 편이고, 주변에 잘 하는 친구들의 움직임을 눈에 많이 담으려고 노력해요.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세히 관찰해서 제 머리에 넣고, '어떻게 하면 내 몸으로 이렇게 움직일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 또한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렸을 때 현대무용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런 방식으로 훈련했기에 지금은 훈련보다는 습관이 됐죠. 이처럼 누군가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입력해 두고, 그 장면을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해서 제 것으로 만들어보는 방법을 항상 사용합니다.
댄플: 인상 깊은 훈련법이네요! 무용단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많이 관찰하실 수 있을 테니, 훨씬 더 많이 성장하실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댄플: 모의 오디션과 실제 오디션에서 두 차례 만나본 MiR 댄스 컴퍼니는 어떤 무용단으로 생각이 되셨나요?
- 오디션만으로는 어떤 무용단인지를 정의 내리기는 어렵고, 유튜브에 트레일러로 나와 있는 영상들이 있어서 많이 봤어요. 그걸 바탕으로 본 MiR 댄스 컴퍼니는 컨템포러리 베이스의 무용단이고, 독일에서 활동 중인 친구의 말에 따르면 굉장히 실험적인 무용단이라고 합니다.
예술감독님의 안무를 비롯해서 초청 안무가들의 작품도 올리며 시즌이 진행된다고 하는데, 여러 안무가들이 초청되다 보니까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댄플: 트레일러 영상을 보시면서 "이 작품은 꼭 해보고 싶다!" 하는 작품이 있던가요?
- <Adam & Eve, 아담과 이브>라는 작품이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무드가 굉장히 잘 깔려 있어서 꼭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어요.
댄플: 계약서도 받아보셨을 텐데, 계약 조건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우선 근무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중간에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어요.
직장이니까 보험도 되고, 급여도 현재 구한 집 월세를 내고,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라 급여 만족도는 좋습니다.
댄플: 구하신 집은 셰어하우스인가요?
-아니요, 투룸 자취방입니다. 겔젠기르헨이 지방이다 보니 집값이 높은 편이 아니어서 투룸까지는 커버가 되더라고요.
댄플: 비자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원래는 한국에 있는 독일 대사관에서 신청하려 했어요. 그런데, 비자 신청 일자를 받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독일에 일찍 와서 비자 신청을 해둔 상태이고, 발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은 임시 노동 허가서를 미리 받아두어서, 비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계속 체류하며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비자 신청만 해 두면 자동으로 비자가 계속 연장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늦게 나올 수도, 빨리 나올 수도 있지만 일단은 신청해 둬서 마음이 편해요.
댄플: 입단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지금은 독일에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 며칠 전에 임시 숙소에서 앞으로 계속 머물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핸드폰 개통이나 은행 계좌 개설 등은 마쳤고, 이제 간단히 생활할 수 있는 정도로 만들어둔 상태고요, 다음 주부터는 계속 여행을 다닐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독일로 놀러 온다고 해서 이제 놀러 가려고요. 😎
댄플: 입단 후에는 정신없이 바빠질 테니, 미리 여행을 해두는 것도 좋겠네요!
입단 후 포부나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딱히 목표를 잡고 사는 편은 아니에요. 항상 춤을 좋아하는 만큼 즐기는 것이 제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그 이후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야 알 것 같아요. 군대를 일단 해결해야 하니까요.
댄플: 발레 무용수 분들은 외국 취업 후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는 분들도 종종 계시더라고요. 현대무용은 어떠한가요?
- 현대무용의 경우 해외 진출을 하셨다가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는 분이.. 제가 아는 선에서는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보통은 한국에 거주하면서 계속 도전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가 콩쿠르에서 눈에 띄는 무용수는 아니어서 도전은 계속 미뤄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군대 목적이 아니라 자기 계발의 목적으로 한 번쯤 나가볼 생각이 있습니다.
댄플: 사실 해외 무용단에 대해 망설이거나 막연함을 갖는 분들이 많아요. 인웅 씨는 어떻게 해외 무용단에 갈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옛날부터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고민이 많은 타입이라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와도 생각만 하다 시기를 놓친 적이 많아요.
사실 이번에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해외 무용단에 합격하면 한국에서 원래 하던 것들이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모두 내려놓고 아예 모르는 타지로 가야 하잖아요. 대학교를 다니려고 처음 지방에서 서울로 혼자 자취하러 떠났을 때에도 마음이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나마 한국은 언어라도 되지, 독일은 말도 거의 안 통하는 곳이니까 처음 상경했을 때 힘들었던 기억이 나면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망설이던 와중에 주변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용기를 얻어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댄플: 언어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인웅 씨는 꽤 오래전에 무용 영어도 수강하셨잖아요, 그때 경험에 대해서도 알려주시겠어요?
- 평소에도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모의 오디션 때 면접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때 댄스플래너에서 <무용 영어>를 추천해 주셔서 수업을 듣게 됐죠. 저희가 흔히 인터넷에서 접하는 회화보다는, 진짜 무용단에서 작업할 때 필요한 내용들을 알려주셨어요. 그런 부분이 무용단 생활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독일어는 아예 못해서, 번역기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독일어로 아침 인사, 저녁 인사가 따로 있다고 해서 인사말을 익혀 갔는데, 실제로 가 보니 Ciao~(챠오~)를 더 많이 쓰더라고요. 이렇게 피부로 접하며 배우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댄플: 인웅 씨 주변에도 해외무용단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분들께 응원의 메세지 또는 팁을 남겨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저나 제 주변 친구들이 서로 용기를 주며 응원하는 편은 아니고, 약간 위로보다는 채찍질을 하는 편이긴 한데요😅,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저는 본인이 원하는 무용단에 가지 못하는 상황은 있겠지만, 오디션에 아예 합격하지 못할 무용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기회는 누구에게나 한 번씩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 필요한 것은 망설이지 않고 무모하게 한 번 던져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걸 보고 계시는 분들께 용기 있게 도전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친구들에게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하고요. 친구들이 그렇게 얘기해 준 덕분에 독일로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댄플: 인웅 씨, 입단 준비로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겔젠키르헨 MiR 댄스 컴퍼니에서 본인의 개성을 마음껏 펼치며 활동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