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럽 발레단, 미국 발레단을 사로잡다! - 글로벌 댄스 인턴십& 아시아 댄스 오디션 합격 스토리 | 박은비 (숙명여대)



" 안녕하세요 포르투갈 국립발레단의 인턴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발레단의 정단원 무용수로 입단하게 된 박은비 입니다 😊 "



댄플: 안녕하세요 은비씨~

2019년 아시아 댄스 오디션 이후로 2년 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박은비: 그동안 갈라나 이런저런 공연들 많이 하고, 무용 관련 촬영이나 모델 쪽 일들을 조금 많이 한 것 같아요.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서 합격하셔서 바로 미국행을 준비 중이었는데, 그동안에 하필 코로나 문제로 입단이 계속 지연되었어요.

이 시기에 많이 혼란스러우셨을 텐데, 어떻게 멘탈을 관리하셨나요?

- 처음에 오디션에 합격하고서 한참을 들떠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고 그러면서 미국행이 자꾸 불투명해지니 한동안 우울했어요.

그렇게 한두 달 동안 우울한 시기가 있었는데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우울해하기보다 할 일을 찾기로 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공연 올리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오히려 정부 지원이 늘어서 민간단체들이 공연을 올릴 기회가 많아졌더라고요.

그래서 프리랜서 무용수의 경우 잘 찾아보면 공연을 뛸 기회가 좀 있었어요.

그런 식으로 소개도 받고, 제가 먼저 연락도 드려보고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며 그 시기를 극복했어요.



공연이 많이 줄었을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반대의 상황이셨네요!

어떤 공연들에 참여하셨나요?

- 초반에 갈라 공연을 많이 할 때에는 여러 단체에서 많이 다녔어요. 

프리랜서 무용수가 필요한 단체에서 파드두 위주로 했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여대를 다녔다 보니 파드두 경험이 적었거든요. 

이런 공연들을 통해서 파트너링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리고 올해는 5월부터 예술의전당 공연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라는 한 시간 정도 되는 전막 공연에 참여해서 5월부터 연습하고, 8월 13일~15일에 공연을 올렸어요. 지금은 돈키호테 전막 공연을 연습하는 중이에요.



공연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예술의전당 무대가 정말 뜻깊었을 것 같아요. 어땠어요? 

- 네 맞아요.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 오디션 공고가 올라와서 도전하게 되었어요. 

저는 발레단에 소속된 적이 없어서 예술의전당 무대를 밟을 기회가 없었거든요. 

공고를 보고 되게 그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을 보고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공연 준비를 하면서 리허설까지 포함, 일주일 동안 내내 예술의전당 무대를 사용했는데요, 그때 "학생 때와 다르게 이게 정말 무대를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무대를 마친 뒤


공연을 준비하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 두 가지 정도 되는데, 하나는 작년에 처음으로 관객 앞에서 한 무대에요.

그 당시에 공연을 많이 했어도 대부분이 무관객으로 진행되었거든요. 작년 9월에 한 이 공연이 그 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관객 앞에서 선 무대였어요.

갈라 공연에서 다이아나 악테온을 했던 경험인데, 그때 되게 유명한 무용수 분들과 함께 공연을 올렸어요.

그래서 긴장도 많이 되고 그랬는데, 보고 배운 게 많았고 되게… 설명하기 어려운? 스스로도 뿌듯하고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2020년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Fall in Ballet" 갈라 공연


- 다른 하나는 지금 연습 중인 돈키호테 작품이에요.

한국에서는 큰 무용단체. 예를 들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이 아니면 클래식 전막 공연을 올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좋은 기회로 민간단체(M발레단)의 돈키호테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클래식 발레 전막은 역시 갈라 공연이나 창작 작품을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져요. 이 경험이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바쁘게 지내시면서 무용수로서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셨어요?

- 저는 사실 약간의 강박증 비슷한 게 있어서 일정한 루틴이 있어요

연습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반신욕을 하면서 근육을 풀고 근력 운동을 하는.. 이런 게 도움이 되는 것 같고

그리고 저는 겁이 많아서 조금만 어디가 아파도 바로 병원에 가거나 바로 재활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큰 부상이 온 적은 아직 없어서 무난하게 지나간 것 같아요.


특히 토슈즈 신을 때 아킬레스건/ 발목 아픈 경우나, 점프 동작 시 발등이 아픈 경우에 예의 주시하는 편이에요.

주변에 피로골절로 앓은 분들이 있다보니 그런 게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럴 때마다 병원에 찾아가서 상담을 받고 있어요.



이번에 공연을 많이 하면서 

학생으로서 VS 프로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 사이에 마음이 달랐을 것 같은데, 은비 씨는 어떠셨나요?


- 이것을 정말 확실하게 깨달은 일화가 있어요. 

이번에 안중근, 돈키호테 공연을 준비하며 많이 느꼈는데요, 이전에 학교에서 공연을 할 때에는 실수를 하더라도 제가 학생이기에 용서될 수 있었고,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도 대부분 지인이거나 아니면 그냥 학교 공연을 보러 오는 것이기 때문에 무대를 준비하면서 저 스스로 "이번에 잘 해야지!" 이런 건 있었지만, 마음에 큰 부담이 있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마스터 선생님들께서 말씀을 해주신 게 

“우리는 프로 무용수로 공연하는 것이고, 관객들은 우리 공연을 보려고 돈을 주고 티켓을 사서 온다. 

따라서 우리는 실수해도 안 되고,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도 관객들 앞에서 120%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였어요.


이런 부분을 분명히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말을 직접 듣고 보니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가짐을 다시 해야겠다"싶었어요. 계속 공연을 하면서도 굉장히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떡잎부터 다른 은비 무용수


" 예고 수석 입학, 수석 졸업 (feat. 전액 장학금) 대학교 조기 졸업 (feat. 총장상, 학장상) "


위 내용은 은비 씨 학생 시절의 기록인데요, 정말 대단하세요!

말 그대로 떡잎부터 다른 무용수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좋은 결과(학점과 무용)를 위해 평소에 어떻게 관리해오셨어요?

-  너무 당연하고 고전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데요, 

한꺼번에 뭔가를 하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냥 꾸준히 연습이나 공부를 하면서 습관에 베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상에서 일정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거든요. 중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학교 때는 학기 시간표를 피해서 중간중간 따로 연습을 하고, 강의 시간에는 수업을 듣고, 저녁에는 학교 특강이나 저녁 연습을 하고, 다 끝나고 집에 와서는 시험공부를 하고 그랬거든요.


아무래도 힘든 일정이다 보니 "이건 다음에 해야지, 시험공부는 닥쳐서 해야지" 이러면 그맘때에 할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 

제가 그렇게 한 적이 있어서 아는데 생각보다 공부도 해야 할 것이 쌓이면 너무 많아지고, 이게 공연 시즌과 겹쳐버리면 학점과 공연을 같이 챙기는 게 굉장히 버겁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꾸준하게 일정한 루틴을 유지했어요.

그리고 저는 성격이 좀, 나가서 놀거나 친구들 만나거나 외향적인 취미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성적을 관리하는 게 다른 사람보다 쉬웠던 것 같아요.



보통 대학에 진학하면 입시 때의 열정이 오래가지 않던데 은비 씨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꾸준히 실력을 다듬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있나요?

- 사실 저는 고등학교 때 무용에 엄청 열정 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예고에 다니면서 뭔가 일종의 매너리즘이랄까요? 지친 것이 있었고... 

입시라는 게 즐기면서 하는 것보다는 당장 결과를 내야 하는 게 무섭고 그러다 보니, 그 과정에서 발레에 대한 흥미가 많이 식었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가고 그런 압박이 없는 환경에서 무용을 다시 하게 되었는데 

마침 1학년 때 교수님 외부 공연에 참여할 기회가 많이 있었거든요. 

그때 무대를 여러 번 뛰면서 새삼스럽게 "내가 무대를 참 좋아하는구나"라고 깨달았어요.

그리고 10년 넘게 무용을 했는데, 나중에 그만두더라도 전막 공연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오래 했는데 발레 전막을 못하고 무용을 그만둔다고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고 아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오디션이나 그런 것들을 준비하게 되었죠.  



그게 언제부터였나요?

- 저는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 2018년, 2019년 총 2회 참여했는데요, 처음에는 특별히 어떤 준비를 하고 보진 않았어요. 

학교에서 연습을 하다가 어느날, 아시아 댄스 오디션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국내에서 여러 외국 무용단이 이렇게 합동 오디션을 여는 건 처음이라,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었고, 비용 부담도 덜 하니 큰 준비 없이 평소 실력으로 오디션을 보면 어떨까 싶어서 오디션에 뛰어들었어요.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한 거라서 파이널 오디션에 붙을 거라 생각지 못했는데, 운 좋게 진출하게 되었어요. 

결과적으로 오디션에는 떨어졌지만 그때 "더 준비하면 해외무용단 해볼 만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로 제대로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평소에도 해외무용단에 관심이 있었나요?

- 선생님들께서나, 선배들로부터 제 무용 스타일이 국내보다는 해외와 더 잘 맞을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요,

고등학교 때 입시 끝나고 나서도 입시 결과가 맘에 들지 않았는데, 당시 담당 선생님께서 대학교가 다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면서

"원하면 해외에 나가서 무용단 생활을 할 수 있고, 해외 대학을 가서 원하는 다른 공부를 할 수도 있다"라고 알려주셨어요.

담당 선생님께서는 미국 발레단에 계셨던 분인데, 그때 경험도 많이 말씀해 주셨어요. 해외 무용단의 자유로운 분위기나 일화들이 굉장히 동경이 되었고요. 그래서 무용단을 간다면 외국에서 활동을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해외무용단을 향한 도전,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 참가하다



은비 씨는 앞서 말씀하셨듯이 저희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 2차례 도전해 주셨어요.

첫 번째 오디션은 아쉽게도 탈락 결과를 받았는데, 어떤 마음으로 귀가하셨을지 궁금해요.

- 처음에 합격할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막상 파이널 라운드에 뽑히니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결과에 기대도 생기고, 욕심도 나고 그랬어요.


파이널 라운드 하는 날에는, 단장님들께서 관심이 있는 친구들만 모아서 다시 시험을 봤는데요

그렇게 모아 놓고 보니 잘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 안에서 제가 너무 부족해 보이는 거예요?


그날 오디션을 마치고 들어가는데 기분이 씁쓸하다고 해야 하나? 

속도 많이 상하고... 저보다 잘하는 무용수들이 제 눈으로도 보이니까... (ㅜㅜ)

단장님들이 파이널 오디션을 하면서 코멘트 주거나 동작 지적을 주실 때에도 보통 그런 사람들 위주로 주셨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내가 아직 부족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씁쓸하고.. 약간 분하기도 하고...

그래서 다음에는 "내가 한번 제대로 준비해 보겠어!!!" 이런 생각을 했어요!



2019년에 다시 만난 은비 씨, 1년 사이에 정말 많이 달라지셨더라고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 18년도에는 저 혼자 준비를 한 거였어요.

학교 수업, 공연 연습만 하고, 작품도 저 혼자서 연습하고 봤는데 오디션이 끝나고는 이대로 안 되겠다.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선배 언니 중에 한 명이 댄스플래너를 통해서 오디션을 봤는데요,

그 선배도 학교에서 준비하다가 오디션을 봤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을지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학교 연습량이 부족해서 외부에서 따로 연습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외부 선생님을 소개받아서 그쪽에서 연습을 더 했어요.


그 사이에 콩쿠르도 많이 나갔는데요, 일본 규슈 국제 콩쿠르나 국내 신인무용콩쿠르, 동아, 코국, 비엔나… 등 

1년 새에 8-9개 정도의 콩쿠르에 나갔던 것 같아요.



1년에 8-9개 콩쿠르면 정말 정신이 없으셨을 것 같은데요? 오디션 준비랑 병행하신 거예요?

- 네 맞아요ㅎㅎ 게다가 조기 졸업도 준비 중이어서 더 바쁘게 1년을 보냈어요.


일찍 졸업하고 바로 해외무용단에 가고 싶어서 조기 졸업을 준비했거든요.

왜냐하면 저희 같은 경우엔 대학 졸업 후에 오디션을 보러 가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오디션을 보러나가는 나이가 너무 높아버리고, 해외에서는 보통 발레학교 졸업하고 바로 오디션을 보니 19-20세 이런 친구들이랑 경쟁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어린 친구들에게 기회가 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해외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조기졸업 준비하면서 콩쿠르와 오디션 준비를 한 번에 다 했어요.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 참가한 은비 씨의 모습 (왼쪽: 2018년 / 오른쪽: 2019년)


2018년에는 감자티를, 2019년도에는 다이아나 악테온을 했어요.

각각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선정하셨나요?

- 감자티는 오디션에서 많이 사용하는 작품으로 알아요.

국립발레단이나 다른 무용단 오디션에도 많이 나오고... 해외무용단 오디션 준비하는 친구들도 그걸 많이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테크닉적인 게 많아서 전반적으로 보여줄게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점프가 장기라 생각해서 그걸 보여줄 수 있는 감자티를 준비했어요.


다이아나 악테온은 새로 만난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어요. 

감자티보단 다이아나 어울리겠다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사실, 다이아나 악테온은 어려운 작품이라서 생각을 안 해봤는데, 직접 춰보니 편안하게 움직여지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잘 어울렸고, 남들이 볼 때에도 이미지가 맞는다고 하고, 감자티보다 편안하게 춤추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 작품으로 선정했어요.



오디션에서 은비 씨의 어떤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제 고유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오디션이라는 게 기본적인 부분은 당연히 보여드려야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저를 단장님들께서 기억해 주기가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나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파이널 라운드는 단장님께서 직접 마음에 드는 무용수를 뽑아서 소그룹으로 오디션을 진행하거든요. 이때 단장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디렉팅 받을 일이 많아요. 

저는 무용수에게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디렉팅을 받았을 때 이걸 빨리 받아들이고 빨리 고치고 습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제 생각에 저의 장점 중 하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빨리 고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것을 보여드리려 노력을 많이 했어요.



파이널 오디션 당시 사진을 보면, 오클라호마시티 단장님과 특별한 교감(?)이 있었을 것 같더라고요!

이때 어떠셨나요? 뭔가 예상되는 게 있었나요?

- ㅎㅎㅎ "예상된다"까지는 아니었는데, 직접 오셔서 터치하면서 동작을 잡아주시고, 춤 느낌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그러실 때

"아 내가 단장님께 지금 기억이 되고 있구나, 나라는 무용수를 기억해 주시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무용단 안무를 진행한 후에 창작 안무도 진행했어요.

어떤 상황을 제시해 주시고, 너희가 안무를 만들어보라고 하셔서 해봤거든요?

어느 정도 무용수끼리 안무가 나오고 나서 다 같이 춤을 추는데 그때 움직임이 마음에 드셨나 봐요

다시 해보라고 요청하시고, "이런 식으로 하면 좋겠어~"라며 디렉팅을 해주셨는데

그땐 "어? 나를 조금 마음에 들어 하시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ㅎㅎ



재도전 후에 합격하신 입장에서 강력한 오디션 노하우가 생겼을 것 같아요!

다음 도전자를 위한 꿀팁은 뭐가 있을까요?

- 일단은 튀어야 해요. 무슨 수를 쓰던지 튀어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평소 클래스 하던 대로 하면 단장님이 저를 기억해 주기란 쉽지 않아요.

물론 턴을 돌때 남들 다 내려올 때 5-6바퀴 돈다든지, 제때 뛸 때 다들 떨어지는 동안 나는 1초 정도 더 떠있을 수 있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특수한 경우잖아요. 

남들 하는 만큼, 비슷하게 춤을 춘다면 단장님이 나를 뽑을 이유가 없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단순히 클래스가 아니라 나의 고유 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만약 파이널 라운드까지 간다면 단장님과 교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통 안무를 주시면서 어떤 모습을 보고자 하는지 말씀해 주시는데,

그때 최대한 귀 기울여 듣고, 파이널 라운드 1시간 30분 안에 그런 부분을 무조건 조금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단장님께 “이 사람은 데려가도 좋은 무용수 같다”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테니까요.



이제는 해외 무용단으로!

앞 내용은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발레단의 합격 이야기인데, 은비 씨는 포르투갈 국립발레단에도 입단하시잖아요?

어떻게 두 곳의 무용단에 들어가게 되셨어요??

- 2019'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서 오클라호마시티 발레단에 합격하고 2020/21시즌 입단을 준비 중이었는데, 그때 코로나 때문에 언제 입단할지 불확실한 상황이 되었어요. 이대로 넋 놓고 있기엔 계속 시간은 흘러가고, 저도 나이는 먹고.. 너무 불안했어요

그래서 저 혼자 오디션을 찾아보는데 오디션을 보고 싶어도 열지 않는 곳이 많았고, 비디오 오디션도 받지 않더라고요...

(이때 당시, 많은 무용단에서 외국인의 이력서를 잘 받아주지 않았어요ㅠㅠ)


어쩌지... 하고 발만 굴리고 있었는데, 댄스플래너에서 포르투갈 국립발레단의 인턴십을 뽑는다고 공지가 올라왔어요.

좋은 기회이고, 이것저것 따져보니 제가 만약 합격을 하더라도 미국과 활동 시즌이 겹치지 않겠더라고요.

"그럼 오디션을 봐보자!"라고 생각을 해서 오디션을 신청했어요. 



인턴십 오디션은 비디오 오디션으로 진행되었어요.

오프라인 오디션과 다르게 특별히 더 준비하거나 신경 쓴 것이 있었나요?

- 가장 신경 쓰인 점은 비디오 심사이기에 여러 번 촬영이 가능하다는 건데, 

그 말은 즉, 저뿐만 아니라 다른 무용수도 똑같은 조건인 거잖아요?

모두가 최대한의 완벽한 모습을 찍으려 할 텐데,  실수가 전혀 없는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힘들긴 했어요.


- 바/센터도 신경이 쓰였어요

오프라인 오디션은 모두 같은 곳에 모여서 같은 순서를 받고 진행하니까 조금 더 명확하게 실력을 비교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제가 짜야 했거든요.

사실 순서에 따라 그 사람의 춤이 더 보이기도 하고 장점이 더 보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포르투갈 국립무용단에서 내 춤이 어울린다고 생각할지 고민했어요 

무용단 SNS를 찾아보니, 클래스 영상이 몇 가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영상이랑 그 밖에 포르투갈, 스페인 무용단의 클래스 영상을 참고해서 순서를 짰어요. 아무래도 비슷한 스타일로 보여드리는 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부분에서도 신경을 썼어요. (리서치 왕!)



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 순서 기다리기

올해 말에 포르투갈 출국을 앞두고 계신데요, 무용단 입단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 해외에서 생활한 적이 없어서 이런저런 부분이 걱정이 됐는데, 그중에서도 집이 가장 걱정스러웠어요.

댄스플래너에서 어느 정도 리서치를 도와주셨지만, 그전에 제가 성격이 급해서 막 여러 가지를 찾아봤어요

워킹홀리데이로 포르투갈에 나간 분들 글을 참고해서 유학생이 집 구할 때 자주 사용하는 사이트로 집을 알아보고, 다행히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예약을 끝낸 상태에요.


비자는 걱정이 없었어요. 

댄스플래너에서 모든 자료를 준비해 주셔서 저는 기계처럼 준비하라는 것만 잘 챙겨서 출력만 해가면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부담이 없었어요. 결과적으로 잘 끝났고요ㅎㅎ





아무래도 6개월 이상 머무는 것이다 보니, 짐도 신경이 쓰일 것 같아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요?

- 처음에는 이것저것 목록을 늘어놓다가, 지금은 “웬만하면 가서 사자!!”라고 생각을 바꿨어요.

옷은 최소로 준비해서 그 날씨에 맞는 옷으로 사려 해요.

토슈즈는 외국 무용샵에서 제가 지금 신는 이 슈즈를 팔지도 모르고, 

필요할 때 주문을 하면 국내만큼 배송이 빠르지 않을 것 같아서 토슈즈는 많이 챙기려고요.


그리고 피부가 예민한 편인데 유럽에는 물에 석회가 조금 섞여있다고 하니 트러블이 생길까 걱정스럽더라고요

처음 2-3개월을 버틸 만큼의 기초화장품/클렌징을 많이 챙기는 중이에요.



짐 계획도 어느 정도 되셨고, 대사관도 다녀오셨어요! 출국만 기다리고 계실 텐데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시겠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 감회가 남 달라요. 

미국 발레단에 간다고 했을 때부터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있다, 못 간다 이 사이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둥~떴다가, 확! 가라앉았다가, 오르락 내리락...

그런데 이번에 대사관에 가서 심사도 잘 마치니까 "드디어 나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되게 좋고 그랬어요!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다 보니까, 영어 공부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요즘 어떻게 공부하고 계세요?

-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언어가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그래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어떻게든 생활을 되겠다고 생각하며 유튜브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조금 어려운 건 TED를, 쉽게는 애니메이션 자료, 코미디쇼 자료를 활용해요.

유튜브에서 자막을 켰다 껐다 설정이 가능하거든요.

처음에 자막 보면서 듣고, 따라 말하고

자막을 끄고 다시 들어보고, 혼자서 받아쓰기도 해보고 이렇게 혼자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나가서 생활하는 건 시험이 아니고 실제 회화인데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이런 걸 걱정하던 중이었는데, 댄스플래너에서 무용단 영어를 한다길래 신청해서 같이 준비 중이에요.



실제로 배워보니 어떤가요? 

- 확실히 훨씬 좋았어요!

전화 영어를 오래 했는데 선생님들이 무용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니까 실생활/프리토킹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아쉬움이 있었어요.

무용단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있고, 자주 사용되는 회화적 표현이 있는데 어쩔 수 없이 그런 부분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댄스플래너에서 준비하는 건 무용수를 위한 영어이기 때문에 무용단 생활에 필요한 회화 표현들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무용단에서 사용하는 실질적인 표현을 배운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고.

그다음으로는 대부분이 저처럼 해외에 처음 나가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렇게 되면 외국에 나가서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할지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어떤 표현들을 알아둬야 하는지 제가 물어보기 전에 먼저 알려주시는 게 좋았어요.



어떤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요?

- 저처럼 해외 생활이 처음이라면 추천해 드려요.

무용단 영어 말고도 처음 외국에 가서 처음 겪는 상황들을(입국 심사, 택시/버스 잡아탔을 때, 숙소에 들어가서 집주인이랑 이야기, 집 안에 뭔가가 고장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할 때)을 다양하게 가정하고 관련된 표현들을 알려주셔서 “정말 이건 다 가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표현들이겠구나!”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무용단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도 무용단 경험은 없어서 무용단에서 사용하는 어휘들 모르는 게 많았는데 무용단 영어에서 그런 부분들이 보완되고 채워졌어요.



무용수 박은비

인턴십과 정단원 과정을 거치며 앞으로도 계속 무용수로서 발전하실 은비 무용수!

앞으로 어떤 무용수가 되고 싶으세요?

- 저는 어릴 때부터 눈에 확 띄거나, 수상이 좋거나 이런 학생이 아니다 보니 엄청 큰 포부가 있지는 않았어요. 

언젠가 어떤 작품의 주역을 하겠다 이런 것보다는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레퍼토리를 발레단에서 가능하면 오래, 길게 춤추는 것. 이게 가장 큰 목표예요.

무용단도 한 군데에 있어도 좋고 여러 군데 다녀도 좋은데, 여러 가지 다양한 레퍼토리, 다양한 춤을 많이 추고 싶다는 게 가장 큰 이상이자 목표예요.



은비 씨라면 몇 살 때까지 뭐를 하겠다~ 이런 계획이 있을 것 같아요. 알려주실 수 있나요?

- 지금은 무용단 생활을 아예 안 해본 상태라 구체적인 목표는 없어요.

하지만, 가능하면 최대한 오래 무용수로 생활하고 싶어요. 그 이후 무용단 생활을 그만두게 된다면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다른 분야로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은비 씨가 훌륭한 무용수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다고 생각해요! 가장 생각나는 분이 계신가요?

- 2018' 아시아 댄스 오디션 이후에 만난 박상철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나요.

되게 꼼꼼히 봐주시기도 하셨고, 단순히 수업을 하는 걸 넘어서 제가 힘들 때 격려를 많이 해주신 분이시거든요.


제가 자신감이 적은 편이어서 춤을 추면서도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선생님께서 제가 뭔가를 고치면 “그 부분이 많이 좋아졌어!” 라거나, 어떤 동작을 잘 하면 “그 부분은 되게 잘 했다. 그 부분이 잘 어울린다” 이런 식으로 격려를 많이 해주셨거든요. 힘들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게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지금 가장 생각이 나요.



고마운 마음을 여기에 남겨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선생님께 2~3년 정도 배웠지만, 제가 무용하는 기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셨던 선생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무용단에 가서도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고.. 너무 감사한 선생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뭉클)


눈물의 순간ㅠㅠ



마무리

아이구, 은비 씨 그때 생각이 나셔서 급 눈물이 났네요ㅠㅠ

저희 인터뷰는 마지막을 향하고 있어요!

분위기를 깰 수 있지만, 눈물을 닦고 이야기 이어가도록 할게요!



은비씨에게 아시아 댄스 오디션이란?

웃음 빵!!😂


저에게 큰 기회의 장이었고, 제 앞으로의 무용 인생에 있어 발판이 되는 그런 계기였기 때문에 저는 이 오디션은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이 오디션 자체가 계속 쭉 해가 이어지면서 국내에 있는 많은 무용수들이 이 기회를 얻었으면 하는 생각이 진심으로 크거든요.


아무래도 국내에는 무용단 수가 그렇게 많지도 않고, 또 무용하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 중 하나가 페이를 말할 수밖에 없는데 

정확히 월급을 받거나, 공연 페이를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할 수준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 국내에는 정말 극소수이기 때문에 무용수들이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이상 내가 무용을 하는 게 어렵겠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어느 정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럴 때 해외에 눈을 돌리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아시아 댄스 오디션은 처음 외국에 도전하기 어려울 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을 해서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소중한 기회의 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댄스플래너란?

무용수들을 후원하는 지지자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질문까지 인터뷰가 끝났어요!

진솔한 이야기들 너무 감사드리고, 꿈꾸는 무용인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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